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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나는 곡 — 같은 한 곡이 자리마다 다르게 들리는 일

dev_jy 2026. 6. 21. 09:22

한 주 사이에 같은 곡을 두 번 연주할 때가 있습니다. 이번 주에도 같은 한 곡을 다른 두 자리에서 만났어요.

같은 악보를 펴고, 같은 박자에서 시작합니다. 그런데 끝나고 나면, 그 곡이 같은 곡이었다는 사실이 잘 믿기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자리가 다르고 청중이 다르면, 같은 곡이 다른 곡처럼 들립니다.

비올타운 멤버 — 현악 앙상블 그룹
비올타운 멤버 — 체임버 앙상블 그룹

병원 로비에서 「사랑의 인사」를 연주할 때와, 결혼식 거실에서 같은 곡을 연주할 때는 처음 한 음의 무게가 다릅니다. 같은 4분짜리 곡이지만, 한 자리에서는 너무 빨리 지나가서 아쉽고, 다른 자리에서는 한 마디 한 마디가 길게 머뭅니다. 청중의 표정이 곡의 빠르기를 슬쩍 바꿉니다.

우리는 종종 곡 때문이 아니라, 그 곡이 도착한 자리 때문에 깊어집니다.

같은 곡을 두 번 만나는 이유

레퍼토리가 적어서가 아닙니다. 같은 곡을 다른 자리에서 다시 만나는 일은, 비올타운이 일부러 남겨두는 자리예요.

청중이 바뀌면 곡의 호흡이 바뀌고, 호흡이 바뀌면 연주자의 자세도 바뀝니다. 같은 곡이라는 사실이 오히려 자리를 더 또렷이 비춥니다. 자리가 곡을 다시 쓰는 셈입니다.

그래서 같은 곡을 두 번째로 만나는 우리 멤버에게는, 첫 번째보다 더 긴장이 있습니다. 처음 마주한 듯이 다시 듣지 않으면, 그 자리에 어울리는 한 곡이 되지 못합니다.

자리마다 다른 비올타운

비올타운은 같은 한 곡을 살롱 콘서트의 마지막 곡으로도, 찾아가는 음악회의 첫 곡으로도, 위로와 회복의 음악회의 묵상 곡으로도 만납니다. 같은 곡이지만 빠르기·강약·곡 사이의 침묵을 자리에 맞게 매번 다시 조정합니다.

현악 듀오로 작게 풀어내기도 하고, 현악 사중주로 두텁게 받쳐주기도 합니다. 청중이 단 한 분일 때와 백 분일 때, 같은 곡이지만 우리의 자세가 다릅니다. 곡의 정확성은 같지만, 그 곡이 어떤 자리에 도착하는지가 매번 다릅니다.

이렇게 같은 곡을 다른 자리에서 다시 만나는 일이, 체임버 앙상블 그룹이 가질 수 있는 작은 자유라고 생각해요.


같은 곡을 다시 펼치는 시간이, 결국 자리를 더 또렷이 듣는 시간이 됩니다. 여러분이 만난 한 곡도, 다음 자리에서는 또 다른 곡으로 도착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