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oltown
한 대상을 향한 레퍼토리
dev_jy
2026. 5. 27. 18:16
위로 시리즈 공연을 기획할 때, 비올타운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악보를 고르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의 자리인지를 먼저 정합니다.
번아웃 직장인인지, 오래 돌봄의 자리에서 버텨온 분인지, 사랑에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인지.
대상이 정해지면, 그 사람의 시간을 상상합니다.
어떤 오후를 반복해왔는지, 어떤 말이 오래도록 닿지 못했는지, 어떤 음이 그 틈에 들어설 수 있는지.
레퍼토리는 그 이후에 고릅니다.
ITDA Project가 말하는 수평의 선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 연결입니다.
위로 시리즈는 그 선을 특정한 한 대상을 향해 천천히 긋는 시도입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고루 닿는 곡이 아니라, 오늘 이 자리에 앉아 있는 한 사람에게만 닿는 곡.
공연이 시작되기 전, 짧은 이야기가 먼저 나옵니다.
오늘 이 음악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그 사람의 어떤 시간 곁에 이 곡이 놓이는지.
설명이 아니라 공유에 가까운 방식으로, 조용히 건넵니다.
비올타운이 찾아가는 자리는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에는 오직 한 대상을 위해 고른 레퍼토리가 있고, 그 선택에 담긴 묵묵한 마음이 있습니다.
음악선물 프로젝트가 먼저 걸어가는 방식이라면, 위로 시리즈는 한 대상을 위한 자리를 만드는 방식입니다.
두 선이 만나는 곳은, 그 사람의 자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