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6. 18. 09:16ㆍ카테고리 없음
한 곡이 끝나고 다음 곡이 시작되기 전, 짧은 시간이 있습니다. 활은 현에서 떨어졌고, 청중의 박수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으며, 공기 안에는 직전의 마지막 음이 옅게 남아 있는 그런 시간입니다.
비올타운 — 현악 사중주 체임버 앙상블 그룹
저희는 그 짧은 자리를 두고 자주 고민합니다. 그 시간은 단순히 다음 곡을 준비하는 휴식인지, 아니면 그 자체가 음악의 일부인지.
연습실에서 두 곡을 이어서 맞춰 보다 보면, 곡 사이의 호흡에 따라 두 번째 곡의 첫 음 색깔이 달라집니다. 한 호흡 더 길게 두면 청중의 마음에 직전 곡이 가라앉을 시간이 생기고, 한 호흡 짧게 두면 두 곡이 한 흐름처럼 묶입니다. 어느 쪽이 맞다고 말하기보다, 그날의 청중과 그날의 자리에 맞는 호흡이 따로 있다고 우리 멤버들은 이야기합니다.
사람은 음악이 흐르는 동안에만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음악이 멎은 한순간, 직전의 소리가 자신 안에서 어떻게 가라앉는지를 알아차릴 때 비로소 그 곡을 다 들었다고 느낍니다.
비올타운이 곡 사이를 다루는 방식
클래식 체임버 콘서트처럼 흐름이 중요한 무대에서는 두 곡 사이의 호흡을 미리 정해 둡니다. 직전 곡이 차분한 곡이라면 한 박자 더 길게 두고, 빠른 악장에서 빠른 악장으로 이어진다면 거의 끊김 없이 다음 곡으로 들어갑니다.
살롱 콘서트에서는 청중과의 거리가 가까운 만큼, 짧은 멘트로 다음 곡을 안내하며 곡 사이의 침묵을 자연스럽게 채우기도 합니다. 위로와 회복의 음악회에서는 그 침묵을 일부러 더 길게 둡니다. 한 곡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았다면, 그 마음이 다음 곡으로 옮겨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현악 사중주처럼 네 사람의 호흡을 한 줄로 묶는 편성에서는, 곡 사이의 침묵 또한 네 사람이 함께 듣는 시간입니다. 우리 멤버들은 그 자리에서 서로를 한 번 더 바라봅니다. 같은 흐름 안에 있다는 확인입니다.
비올타운이라는 자리
비올타운은 바이올린·비올라·첼로 중심의 체임버 앙상블 그룹입니다. 곡을 잘 연주하는 일만큼이나, 곡과 곡 사이의 시간을 어떻게 둘 것인지를 함께 고민합니다. 음악이 흐르는 시간뿐 아니라, 음악이 잠시 멎은 시간까지를 한 무대 안에 포함시키는 일이 우리 팀의 작업입니다.
그래서 짧은 살롱 콘서트 한 회를 준비할 때에도, 곡 목록만이 아니라 곡 사이의 호흡까지 함께 적어 둡니다. 한 곡을 더 넣을지 말지의 결정만큼, 두 곡 사이를 몇 박자 비울지의 결정도 그 무대의 인상을 만듭니다.
들리지 않는 시간 위에서, 다음 음이 더 다정하게 시작됩니다. ✨
비올타운(Violtown) · 현악 체임버 앙상블 그룹
홈페이지: https://violtow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