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6. 23. 15:17ㆍ카테고리 없음
골목 안쪽 작은 책방의 문이 살짝 열려 있고, 책장 사이로 의자 스무 개 남짓이 놓여 있는 저녁입니다. 평소에는 새 책이 진열되어 있던 자리에 두 개의 보면대가 놓이고, 그 앞에 바이올린과 첼로가 자리를 잡습니다.

화요일 저녁의 책방에는 길게 머무는 사람보다 잠시 들러 한 권을 사 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 자리에 책방 주인의 작은 초대가 더해졌습니다. 일하는 평일 한가운데를 쉼표 하나로 끊어 가자고, 한 시간만 같이 앉자고 말입니다.
이번 자리의 정보
- 공연 형식: 살롱 콘서트 — 작은 공간 현악 앙상블의 결로 진행하는 책방 초청 연주
- 장소: 도심 골목의 작은 동네 책방
- 시기: 6월의 어느 화요 저녁
- 대상: 책방 단골 독자와 인근 주민 약 스무 명
- 편성: 현악 듀오 — 바이올린 1, 첼로 1
- 레퍼토리: 바흐 「G선상의 아리아」(BWV 1068 중) / 사티 「짐노페디 No.1」 / 멘델스존 「무언가」 중 「봄노래」 Op.62 No.6 / 한국 가곡 편곡 한 곡
스무 명 남짓이 들어가는 공간에서는 음량이 큰 편성이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비올타운은 이런 자리를 현악 듀오로 준비합니다. 바이올린의 맑은 선과 첼로의 낮은 울림 두 줄이면, 작은 책방의 천장 높이와 책장의 흡음이 만들어내는 결에 음악이 잘 머뭅니다.
비올타운의 시선
작은 공간 현악 앙상블은 큰 무대를 줄여 옮기는 일이 아닙니다. 그 공간이 평소에 어떤 호흡으로 운영되는지를 먼저 본 다음, 거기에 어울리는 편성과 곡을 다시 고르는 일에 가깝습니다.
이날 책방에서도 그랬습니다. 「G선상의 아리아」 한 줄이 책장 사이로 천천히 퍼지자, 자리에 앉은 분들의 호흡이 조금씩 길어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짐노페디 No.1」의 느린 박자 위로, 책방 안쪽의 책 냄새와 종이 결이 함께 들리는 듯한 한 시간이었습니다.
비올타운은 이렇게 살롱 콘서트와 찾아가는 음악회의 결로, 작은 공간이 가진 고유한 분위기에 맞춰 편성과 프로그램을 정하는 체임버 앙상블 그룹입니다. 도서관, 카페, 책방, 가정의 거실 같은 자리도 자주 다녀가는 자리입니다.
화요일의 책방을 잠시 콘서트홀로 바꿔준 분들, 그리고 평일 저녁의 한 시간을 같이 앉아 들어준 분들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6월의 한가운데, 여러분의 일주일에도 잠시 멈출 자리가 한 군데쯤은 있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