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만 「트로이메라이」 — 5월, 아이를 떠올리는 피아노곡
2026. 5. 29. 12:02ㆍVioltown
조용히 앉아 오래된 피아노 곡 하나를 찾게 되는 날이 있습니다. 가사도 없이, 설명도 없이 그냥 흘러가는 선율 하나. 5월에 그런 곡을 찾는다면, 슈만의 「트로이메라이」가 그 자리에 놓입니다.
로베르트 슈만(Robert Schumann, 1810~1856)은 1838년 피아노 소품 모음 「어린이 정경」 Op.15를 완성했습니다. 모음집 전체는 어른이 된 작곡가가 자신의 유년 시절을 돌아보며 쓴 13곡으로 이루어집니다. 그 중 일곱 번째 곡이 「트로이메라이(Träumerei)」입니다. 독일어로 '공상', '꿈꾸는 상태'를 뜻합니다.
선율은 F장조로 느리게 흐릅니다. 반복되는 구조 안에서 조금씩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는 움직임. 기교보다 숨결을 요구하는 곡입니다.
이 곡은 아이를 바라보는 어른의 시선에 가깝습니다. 빠르지 않아도 되고, 잘 들리지 않아도 됩니다. 비올타운이 어린 자녀를 둔 부모를 위한 자리에 음악을 놓을 때, 이처럼 조용히 흐르는 선율이 그 공간을 채우는 일이 있습니다. 말보다 먼저 닿기 때문입니다.
꿈꾸는 사람의 자리에, 음악은 소리 없이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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